세계 각지의 사막에 거대한 태양광 발전소가 들어서고, 바람 부는 언덕에 풍력 터빈이 춤추는 시대. 각 국가가 추진하는 에너지 전환의 거대한 물결 속에서 묵묵히, 그러나 가장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기업이 있다.
중국 파워전기건설그룹(中国电建, Power Construction Corporation of China, POWERCHINA 파워차이나)이다. 단순한 건설사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지도를 새롭게 그리는 이 거대한 중국 기업은 알면 알수록 놀라울 뿐이다.
'파워건설그룹(中国电建)'의 탄생과 성장: 중국을 넘어 세계로
파워차이나(POWERCHINA)는 2011년 9월 29일,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SASAC)의 출자로 설립되었다. 하지만 그 역사는 훨씬 오래되었다. 1950년대부터 중국의 전력 및 수자원 인프라를 구축해 온 유서 깊은 국영 기업들이 재편되면서 탄생했다. 싼샤댐과 같은 초대형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완수한 경험은 이들의 DNA에 새겨져 있다.
이들은 중국 내에서 축적한 막대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1964년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기니 (Guinea)의 금강 수력발전소 건설을 시작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유럽 등 전 세계 13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으로 그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제 POWERCHINA는 더 이상 중국만의 기업이 아닌, 명실상부한 글로벌 에너지 인프라 솔루션 제공자로 자리매김했다.
사업 영역: 에너지부터 도시 인프라까지, 거미줄 같은 영향력
파워차이나(POWERCHINA)의 사업 영역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국의 현실에 비유하자면 한국수력원자력공사, 한국전력, 한국토지공사 등과 부설 기술연구소를 모두 합쳐 놓은 것과 유사하다.
수력 댐 건설과 전력망 인프라 건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설계, 시공, 감리를 비롯하여 건설 관련 장비 제조까지 한마디로 원스톱(one-stop) 서비스가 가능한 공기업이다.
- 전력 인프라 건설: 수력, 화력, 풍력, 태양광, 원자력 등 모든 발전 방식의 발전소는 물론, 거대한 송배전망까지 설계하고 건설한다.
특히, 설비 용량(Installed Capacity) 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큰 수력 발전소로 기록되고 있는, 총 설비 용량 22,500MWh 메가와트 규모의 쌴샤댐(三峡大坝 Sānxiá Dàbà, 위치(양쯔강 중류) : 中国湖北省宜昌市夷陵区三斗坪镇 중국 후베이성 이창시 이링구 싼더우핑진) 건설을 주도한 경력 등 수력 발전, 재생에너지 발전 분야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자랑한다. - 수자원 및 환경 서비스: 댐, 제방 건설은 물론, 물 공급 및 배수 시스템, 환경 보호 프로젝트까지 아우르고 있다.
- 도시 건설 및 인프라: 철도, 도로, 교량, 항만, 공항, 건물 등 우리가 상상하는 거의 모든 도시 기반 시설을 구축하고 있다.
- 종합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탐사, 설계, 컨설팅 등 초기 단계부터 참여하여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한다.
- 장비 제조 및 투자: 관련 장비 제조와 더불어,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고 운영하는 등 사업 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이처럼 광범위한 사업 포트폴리오는 파워차이나(POWERCHINA)가 단순한 건설사를 넘어, 국가와 지역의 발전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핵심 파트너임을 보여준다. 어쩌면...2025년 7월 현재, 전국 단위의 재생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한국도 가까운 미래에는 중국의 이 거대한 기업과 협력을 해야 할 순간을 맞이할 지도 모르겠다.
경쟁력: 압도적인 스케일과 기술력
파워차이나(POWERCHINA)의 경쟁력은 그 규모와 매출금액, 계약금액, 초대형 태양광 발전단지 건설, 그리고 이를 뒷바침하는 연구개발과 특허에서 나온다.
- 압도적인 매출과 계약 규모: 2023년 기준, 6,084억 위안(약 970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신규 계약 총액은 1.14조 위안(약 1,584억 달러, 약 217조 7,840억 원)에 달했다. 이는 전 세계 건설 기업 중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특히 해외 신규 계약이 전년 대비 11.87% 증가하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장세를 입증했다.
- 글로벌 랭킹의 위엄: 세계 최대의 건설 전문지인 ENR(Engineering News-Record)의 "글로벌 설계 기업" 순위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또한 "글로벌 건설 계약업체" 순위에서는 Top 10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전력 엔지니어링 계약업체"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 재생에너지 분야의 선두 주자: 파워차이나(POWERCHINA)는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재생에너지 건설 기업으로 평가받는 기업이다. 특히 해외 신재생 에너지 건설 계약 수주액에서 중국 기업 중 5년 연속 1위를 기록하며 글로벌 에너지 전환의 핵심 플레이어로 떠올랐다. 아랍에미리트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 솔라 파크 4단계 프로젝트의 세계 최대 열 에너지 저장 용량 기록(5,907MWh)과 모로코 누르 3단계 프로젝트 참여는 이들의 재생에너지 기술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 방대한 R&D와 특허: 9개의 국가급 연구 기관과 수많은 성급 R&D 기관을 운영하며 기술 혁신에 전념하고 있다. 누적 23,942건의 특허(발명 특허 3,166건 포함)와 4,005건의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578개의 기술 표준을 주도적으로 제정했다. 이는 대형 수력 발전 댐 건설, 스마트 그리드, 초고압 송전, 그리고 태양광 및 풍력 통합 시스템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파워차이나(POWERCHINA)가 가진 독보적인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이다.
글로벌 전략과 미래: 일대일로를 통한 영향력 확대
파워차이나(POWERCHINA)는 중국 정부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해외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및 인프라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경제 성장을 돕는 동시에, 중국의 기술 표준과 자원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전략적 요충지 역할을 수행 중이다.
현재 약 16만 5천 명 이상의 직원이 전 세계 130개 이상의 국가 및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 거대 기업은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글로벌 에너지 지형을 재편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 규모와 사업 수행 기술 측면에서 베이징에 본사를 둔 파워차이나(POWERCHINA)는 명실상부한 중국의 대표 기업이자, 세계 에너지 시장의 가장 강력한 리더 중 하나이다.
<참고자료 References>
- BBC News, "Inside the world's biggest 'mirror' solar plant", 2023-11-10, https://bbc.com/reel/video/p0fmxtpv/inside-the-world-s-biggest-mirror-solar-plant
- Power China > About Us https://en.powerchina.cn/2025-05/19/c_823633.htm
- Craig Richard, "Wind power patents: Envision | Siemens Gamesa | Nordex | PowerChina", WINDPOWRE Monthly, https://www.windpowermonthly.com/article/1922684/wind-power-patents-envision-siemens-gamesa-nordex-powerchina
- Sebrina Fichtner, "Longi, PowerChina Collaborate on Oman Solar Project", SOLARBE GLOBAL, 06/10/2025, https://www.solarbeglobal.com/longi-powerchina-collaborate-on-oman-solar-projec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