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카오에 가면 한국의 '아름다운 가게'와 같은 비슷한 개념으로 운영되는 중고 제품 교환 및 판매 업체가 있다. 하지만, 기업 내부를 들여다 보면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장애인들이다. 그래서 소개한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공동체에 주는 메시지는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서...
기업의 이름은 '사람들이 행복하게 시장으로 모이는 것'을 의미하는 '행복 마켓(Happy Market)'이다. 마카오 푸홍 협회의 비영리 이니셔티브인 '행복 마켓 사회적 기업(Happy Market Social Enterprise, 喜悅市場社會企業)'이 정식 명칭이다. 운영의 주체는 '마카오 푸홍 협회(Fuhong Society of Macau)'라는 곳이다.
사회 복지와 환경 지속 가능성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는 자원 순환형 기업으로 홍콩 옆에 위치한 마카오에서 어느 정도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착한 기업에 속한다.
2015년에 마카오 현지 화폐인 280만 마카오 파타카(MOP, 약 4억 6천 2백만 원 상당)의 종자 자금으로 설립된 행복 마켓은 폐기물 문제라는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장애인들에게 의미 있는 고용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아름다운 가게'와 비슷한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가게에 일하는 직원들이 장애인들이라는 점에서 이 기업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한국보다 좀 더 의미 심장하다고 여긴다.
어느 사회나 장애인들은 특별히 보호하고 먼저 배려해야 할 사회구성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현실 사회를 들여다보면 이들이 스스로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사회는 그리 많지 않다고 여긴다.
이전에 마카오 정부 사회복지국 국장으로 재직했었던 '파티마 산토스 페레이라(Fátima Santos Ferreira)'가 2003년에 설립한 마카오 푸홍 협회는 지적 장애인 및 정신 질환자의 재활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
그가 주도적으로 움직여 설립한 협회는 작은 규모가 아니다. 총 13개의 서비스 부서를 운영하고 있다. 푸홍은 지속 가능한 관행과 포용적인 고용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행복 마켓>을 두 번째 사회적 기업으로 설립했다.
그가 설립한 첫번째 사회적 기업 또한 장애인들이 직원으로 활동하는 '행복 세탁소'(Happy Laundary Service)였다. 세탁소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모두 장애인들이다.
행복 마켓의 비전은 환경 보호와 공공 복지 증진이라는 두 가지 사명 실현이라는 것에 뿌리를 두고 있다. 지역 사회와 기업이 사회에서 쏟아지는 폐기물을 줄이고, 자원을 소중히 여기도록 장려하며, 이런 활동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이 직접 뛰어들어 수행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기증된 물품을 수집함으로써 기업은 경제적으로 불우한 사람들을 포함하여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저렴한 상품을 제공하는 동시에, 매립지로 향하고 있는 의류 등 다양한 물품을 재활용 물품으로 전환한다.
마카오 기업의 이러한 활동은, 지하철도 마음 편하게 타지 못하도록 장애인들을 차별하는 것도 모자라 이들이 모이면 아예 무정차 통과하는 씁쓸한 풍경을 만들고 있는 한국사회에 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아래 뉴스 기사 인용문 참조)
"2021년 12월3일 출근길 아침,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 한 무리의 장애인들이 나타났다. 열차 운행이 지연되고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이하 ‘전장연’) 활동가와 회원들은 그렇게 매일 지하철 승강장에 모였다. 1년여 후 서울교통공사는 이들이 모인 지하철역을 무정차 통과했고, 2023년 말부터는 승강장에 머무는 것조차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느덧 햇수로 4년째가 됐다."
- 정진수 기자, "장애인 이동권 보장하라!...'전장연(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4년 투쟁의 기록", 세계일보, 2024-07-06
2021년부터 행복 마켓은 11만 개의 물품이 다시 시장에 재진입하도록 도와 매립지로 가는 것을 차단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 기업은 테이블과 의자 세트, 주방 용품, 봉제 인형, 문구류, 의류 등 지역 기업이나 대중이 기증한 다양한 중고 제품을 판매하는 중고품 가게를 시내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행복 마켓은 장애인을 고용하여 귀중한 업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지역 사회에 통합을 촉진하고 있다. 사회적 공헌도를 인정받아 2022년에는 마카오 재단으로부터 1,230만 마카오 파타카(MOP, 약 20억 2천 9백만 원)의 재정 지원을 추가로 받았다.
여타의 자원 재활용 기업과 달리, 행복 마켓의 성공이 주는 특별한 의미는 폐기물 감소와 장애인 권익 강화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 있다는 점에 있다. 재활용 및 재사용 플랫폼을 제공하고 사회적 약자에게 고용 기회를 창출하고 있는 <행복 마켓>은 보다 지속 가능하고 포용적인 마카오 사회를 위해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점이 기존 재활용 관련 업체의 영업방식과는 확연히 다르다.
마카오를 여행하는 분들이 있다면, 아래 가게에 한번 쯤 들러보시기를 추천한다.
- Address(주소): Travessa da Areia Preta, 6/F, Edifício Industrial Fat Lei, Macao
- Contact (전화/이메일): (+853) 2852 0322 / happymarket@macau.ctm.net
- Opening hours(운영시간): Daily, 10 am-7 pm.
마카오 푸홍 협회(澳門扶康會)
- 地址(주소): 澳門工業園大馬路跨境工業區工業大樓5樓C座
- 電話(전화): (+853) 2822-0330
- 電子郵件(e-mail): fuhongmacau@gmail.com
참고자료 Reference
- 5 places to donate used clothing in Macao | Macao News, https://macaonews.org/news/city/5-places-to-donate-used-clothing-in-macao
- The Macao Post Daily, "Firm brings Armenian jams to Macao through social enterprises", https://www.macaupostdaily.com/news/3955
- Sands China continues support for Happy Market Social Enterprise - New Macao https://new-mac.com/en/2024/06/18/sands-china-continues-support-for-happy-market-social-enterprise/
- NEWS GOV-MO: The Secretary for Social Affairs and Culture, Ms Ao Ieong U, represents the Chief Executive at a ceremony hosted by Fuhong Society to mark the launch of a new site for Happy Laundry Social Enterprise. https://www.gcs.gov.mo/detail/en/G21CeGxyd9
- Donation of second-hand goods from Choi Kai Yau College to Happy Market Social Enterprise - Choi Kai Yau College | University of Macau, https://ckyc.rc.um.edu.mo/donation-of-second-hand-goods-from-choi-kai-yau-college-to-happy-market-social-enterpr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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