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의 가장 큰 이점[1]은 환경적 혜택이다. 생산과정과 소비과정에서 폐기물을 줄이는데 역점을 두기에 결국에는 온실 가스 배출을 최소화하는 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또한, 물건을 생산하는데 들어가는 천연 자원을 최소화하므로 후손들을 위한 지구 자원의 보존기간도 동시에 늘어나게 된다.
환경적 혜택과 더불어 경제적 이점도 상당하다. 생수 병을 예로 들어 설명한 이전 사례에서 보았듯이 기존 경제시스템과는 확연히 다른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 또한, 폐기물 관리와 관련된 비용도 대폭 줄일 수 있다. 폐기물 관리 및 처리 자체가 기존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수익사업으로 등장하므로 이 과정에서 상당한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연관 글 보기) 2024.09.09 - [순환경제세상] - '순환 경제' 란 무엇인가?(02): 일직선(선형) 경제와 차이점
사회 전체가 순환경제 시스템으로 움직이면 그에 따른 사회적 영향력도 무척 크다. 보다 건강한 공동체 생활이 증가하며, 최소한의 자원을 최대한 가동하므로 무분별한 소비보다는 중고 제품의 재활용 등 공평한 자원 분배로 이어지는 등 지속 가능한 삶이 가능한 사회적 관행을 더욱 촉진하게 된다.
이처럼 순환 경제는 기후 변화, 자원 고갈, 환경 파괴와 같은 세계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무척 유용한 경제시스템이다. 국가 혹은 특정 공동체가 이 경제모델로 온전하게 전환하면 더욱 지속 가능하고, 회복력을 바탕으로 더욱 깨끗한 환경 속에서 삶을 지속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미래 세대를 만들 수 있다.
비슷한 용어: 루프 이코노미 & 도넛 이코노미
순환경제와 유사한 용어로는 ‘루프 이코노미’(Loop Economy)와 ‘도넛 이코노미’(Doughnut Economy)가 있다. ‘루프(Loop)’의 뜻은 ‘고리’이다. 처음과 끝이 연결되는 고리처럼 돌고 도는 경제라는 의미로 ‘순환경제’와 동의어라고 볼 수 있다.
도넛 경제 모델[2]은 옥스포드 대학교 경제학자 ‘케이트 로워스(Kate Raworth)가 그녀의 책 '도넛 경제: 21세기 경제학자처럼 생각하는 7가지 방법(Doughnut economics: seven ways to think like a 21st-century economist)'에서 유익하고 현실적인 재생 경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착안해 만들었다.
“인류 역사의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진보를 가장 잘 설명하는 움직임은 도넛의 안전하고 공정한 공간(사회적 균형과 생태의 한계선 사이-저자 해석)으로 이동하여 부족과 과잉을 동시에 제거함으로써 역동적인 균형을 이루는 것이다."
– 케이트 로워스 (Kate Raworth), <도넛 경제학> 중에서
그녀는 책에서 도넛츠 모양처럼 순환하는 지속 가능성 경제모델을 크게 세 가지 핵심 영역으로 나누고 있다. ‘사회적 기반, 인류를 위한 안전하고 공정한 공간, 생태 한계’가 그것이다.
그녀가 고안한 두 개의 원으로 구성된 도넛츠 모양의 모델에서 도넛의 안쪽 고리는 물, 식량, 건강, 교육, 소득과 일(자리), 평화와 정의, 정치적 목소리, 사회적 형평성, 성 평등, 주택, 네트워크, 에너지를 포함하여 모든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사회적 기반(Social Foundation)’을 의미한다.
도넛의 ‘바깥쪽 고리’는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기 위해 인류가 절대 넘어서는 안 되는 ‘생태학의 마지노선과 같은 천정(Ecological Ceiling) 혹은 한계’를 도식화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후 변화, 해양 산성화, 화학 오염, 질소와 인의 과다 사용에 따른 생태 부하, 담수(물)를 무분별하게 끌어 다 쓰는 행위, 토지 보전, 생물 다양성의 손실, 대기 오염, 오존층의 고갈과 같은 요소가 포함된다.
원형 도넛의 전체적인 모양은 '사회적 기반'과 '생태 한계(천정)'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할 필요성을 나타낸다. '생태 한계'는 '인간을 위한 안전하고 정의로운 공간'으로 불리며, 사람과 지구 모두를 위한 웰빙(Well-being)이 개발되는 곳이다.
사회적 기반이 부족하거나 생태 한계를 초과하여 도넛 밖에 위치하는 것은 돌이킬 수 없는 빈곤이나 환경 피해의 형태로 인류에게 치명적일 수 있으므로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물과 식량 등 사회적 기반과 인류를 둘러싸고 있는 깨끗한 대기 환경과 건강한 토지의 유지 같은 생태학적 한계 사이에서 어느 한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 잡힌 형태를 이루어야 인류의 보편적 목적인 ‘잘 살아가는 삶(Well-being)’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순환경제는 도넛 경제와 추구하는 방향이 일치한다. 다만, 도넛 경제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사회적 기반과 생태학을 모두 포괄하고 있는 반면에, ‘순환경제’는 ‘자원의 취득에서부터 물품의 생산과 소비(서비스 포함), 그리고 재활용에 도달하기’까지 ‘하나의 원’으로 이어지는 ‘자원의 선순환 프로세스’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루프 경제, 도넛 이코노미, 순환경제는 용어는 각기 다르지만, 추구하는 목적은 같다고 여긴다. 우선, 지구가 보유하고 있는 공기, 숲, 광물, 오일, 바다 등 자연 자원은 사용 가능 기간 등 분명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한계점을 인식했으니 이제는 재화를 생산하고 물품과 서비스를 소비하는 과정에서 지구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쓰레기 등 다양한 오염물질의 발생과 배출하는 행위를 대폭 줄이자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구 생태학 환경과 인간이 살아나가는 삶의 방식과 생활환경이 균형을 이룰 때에 비로소 2024년 현재의 인류 뿐만 아니라, 2050년 이후에도 생존해야 하는 미래 세대까지 잘 살 수 있다는 것이다.
달리 생각해 보면, 미래 세대의 생존과 삶의 질은 현재 세대가 어떻게 책임을 지고 행동하는 지에 달려있다고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다.
[1] Atalay Atasu, Celine Dumas, and Luk N. Van Wassenhove, <The Circular Business Model: Pick a strategy that fits your resources and capabilities>, Havard Business Review, July-August 2021 (https://hbr.org/2021/07/the-circular-business-model)
[2] Kate Raworth, "What on Earth is the Doughnut?…", KateWorth.com (https://www.kateraworth.com/doughnu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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